말복, 여름 끝자락의 건강과 음식 이야기

여름이 길게 이어지는 한반도에서 ‘복날’은 단순한 날짜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특히 말복은 초복과 중복을 지나 여름의 끝자락을 알리는 시기로,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하고 다가오는 환절기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과거에는 ‘삼복더위’가 끝나는 시점이자 농번기와 겹쳐 한 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무더위 속에서 온 가족이 함께 보양식을 나누며 건강을 기원하고, 여름철 고된 농사로 지친 심신을 달래는 시간으로 여겨졌습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말복을 기념하며 삼계탕, 장어, 추어탕 등 다양한 보양식을 먹고, 건강관리를 챙기며 한여름을 마무리합니다. 단순히 계절의 전환점이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의 유대감을 되새기고 삶의 리듬을 조율하는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말복의 의미와 유래, 전통 음식, 건강관리 팁, 그리고 현대의 변화된 말복 풍경까지 폭넓게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1. 말복이란? 뜻과 시기
2. 말복의 역사와 유래
3. 말복에 먹는 대표 음식과 이유
4. 말복 건강관리 팁
5. 현대식 말복 음식과 트렌드 변화
6. 말복에 즐기면 좋은 생활 습관

 

 

1. 말복이란? 뜻과 시기

말복(末伏)은 삼복 중 마지막 복날로, 초복(初伏), 중복(中伏)에 이어 찾아옵니다. 보통 음력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에 해당하며, 양력으로는 대체로 8월 초중순에 옵니다. 이 시기는 여름철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다가 서서히 기세가 꺾이는 시점으로, 예로부터 한 해 농사와 사람들의 건강에 있어 중요한 시기로 여겨졌습니다.

구분	시기	의미
초복	삼복의 시작	더위의 본격적인 시작
중복	삼복의 한가운데	가장 더운 시기
말복	삼복의 끝	더위가 꺾이고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

말복의 ‘말(末)’은 끝을 의미하며, 여름더위가 마무리된다는 상징이 담겨 있습니다. 절기상 입추(立秋) 이후에 오는 경우가 많아, ‘더위가 물러난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기온은 여전히 높아 남은 더위를 잘 이겨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전통적으로 이 날에는 보양식을 먹으며 여름 동안 소모된 기력을 회복하고, 다가올 환절기에 대비하는 풍습이 이어져 왔습니다. 특히 농촌에서는 농번기 막바지에 해당해, 무더위 속에서 일손을 돕는 사람들에게 영양을 보충하는 날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졌습니다.

 

 

2. 말복의 역사와 유래

말복의 기원은 중국에서 유래된 ‘삼복(三伏)’ 제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삼복은 하지를 기준으로 세 번의 경일(庚日)을 세어 초복, 중복, 말복을 정하는데, 이는 음양오행 사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복(伏)’이라는 글자는 ‘숨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삼복은 더위 속에서 사람과 동물, 심지어 식물까지 기세를 꺾고 숨을 고르는 시기를 뜻했습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말복은 단순한 날짜가 아니라 농민들에게 여름 농사 마무리와 기력 회복의 중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한여름 내내 지속된 모내기와 김매기 등 고된 농사일이 서서히 끝나고, 무더위가 조금씩 물러나는 시기였기에 마을 사람들은 서로 모여 푸짐한 음식을 나눴습니다. 강이나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돼지고기·닭고기·장어 같은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어 지친 몸을 보강했습니다. 이러한 풍습은 단순한 여흥이 아니라, 다음 농사 준비와 환절기 건강 유지를 위한 생활 지혜였습니다. 오늘날에도 말복은 여전히 보양식과 여름 마무리의 상징적인 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3. 말복에 먹는 대표 음식과 이유

말복에는 전통적으로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개념을 반영해, 뜨겁게 끓인 보양식을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는 덥다고 찬 음식만 먹기보다, 뜨거운 음식을 섭취해 땀을 내고 체온을 조절함으로써 더위를 이겨내고 면역력을 높이려는 옛 지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 전통 보양식 예시

• 삼계탕: 인삼, 대추, 찹쌀 등을 넣어 오랫동안 푹 끓여 만든 닭 요리로, 기력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줍니다.
• 장어구이: 단백질, 비타민 A와 E가 풍부해 여름철 원기 회복과 피부 건강에 효과적입니다.
• 백숙: 담백하고 소화가 잘 돼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대표 보양식입니다.
• 추어탕: 미꾸라지를 갈아 넣어 끓인 탕으로, 칼슘과 단백질이 많아 노약자나 기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좋습니다.

 

🔹 말복에 보양식을 챙기는 이유
여름철에는 땀 배출과 무더위로 인해 수분과 전해질이 쉽게 소모되고, 식욕이 떨어져 체력이 급격히 약해집니다. 말복은 초복과 중복을 지나 마지막 무더위를 견뎌내는 시기이자 가을을 준비하는 환절기 초입이므로, 충분한 영양 보충이 필수적이었습니다. 또한, 보양식을 함께 나누는 풍습은 공동체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여름을 잘 마무리하자는 의미도 담고 있었습니다.

 

 

4. 말복 건강관리 팁

말복은 더위가 서서히 물러나는 시기이지만, 한낮에는 여전히 기온이 높고 아침·저녁에는 기온이 내려가 일교차가 커집니다. 이 시기에는 잔여 더위와 환절기 초입이 겹쳐 면역력이 쉽게 떨어질 수 있어,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합니다. 특히 여름 동안 무더위로 지친 몸을 회복하고, 가을철 환절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건강 관리 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 충분한 수분 섭취: 땀 배출로 인한 탈수를 막기 위해 하루 1.5~2리터 정도의 물을 나누어 마시고, 보리차·옥수수수염차 등 카페인 없는 음료를 권장합니다.
✅ 적당한 운동: 무리한 운동보다는 아침·저녁의 가벼운 스트레칭, 요가, 산책 등을 통해 혈액순환을 돕습니다.
✅ 영양 균형 맞추기: 단백질, 채소, 곡류를 골고루 섭취해 체력 회복을 돕고, 기름진 음식은 과다 섭취를 피합니다.
✅ 충분한 수면: 숙면은 면역력 유지와 피로 회복에 필수이므로,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 위생 관리: 여름철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조리도구, 도마, 칼 등을 사용 후 바로 세척하고, 식재료는 냉장 보관을 철저히 합니다.

이 시기에는 작은 생활습관 하나하나가 건강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말복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생각보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5. 현대식 말복 음식과 트렌드 변화

최근에는 전통적인 삼계탕, 장어구이, 추어탕뿐만 아니라, 개인의 건강 목표와 식습관에 맞춘 다양한 메뉴가 말복 음식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름철 건강관리의 패러다임이 ‘무조건 고단백·고열량 보충’에서 ‘맞춤형 영양 관리’로 변화하면서 선택지가 훨씬 넓어졌습니다.

• 샐러드 & 저칼로리 보양식: 다이어트와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닭가슴살 샐러드, 곤약면 샐러드 같은 메뉴가 인기입니다.
• 해산물 요리: 전복죽, 해물찜, 문어숙회 등 바다에서 나는 보양식은 소화가 잘되고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해 각광받습니다.
• 비건 보양식: 채식주의자나 건강식 선호자들을 위해 콩단백 스테이크, 버섯전골, 두부조림 등 식물성 재료 기반 메뉴가 늘고 있습니다.
• 간편식 & 밀키트: 배달앱과 밀키트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집에서도 간편하게 완성 가능한 삼계탕, 추어탕, 전복죽 등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바쁜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 건강·환경을 중시하는 소비문화, 그리고 다양한 식습관을 존중하는 흐름과 맞물려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6. 말복에 즐기면 좋은 생활 습관

말복은 단순히 보양식을 먹는 날이 아니라, 한여름을 마무리하며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는 의미 있는 시기입니다. 무더위가 조금 누그러진 만큼 야외 활동과 휴식을 적절히 조합해 여름의 끝자락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 가족·친구와 식사하기: 말복은 전통적으로 공동체적 의미가 강한 날이므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보양식을 나누며 정을 쌓는 것이 좋습니다.
• 몸과 마음 쉬게 하기: 과로를 피하고, 명상·독서·가벼운 요가 등으로 심신을 안정시키면 환절기 건강 관리에 효과적입니다.
• 여름 추억 기록하기: 사진이나 글, 영상으로 올여름의 기억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계절의 변화를 더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 야외 나들이: 계곡, 바다, 공원 등으로 가볍게 나들이를 나서면 남은 더위를 식히고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말복을 단순한 ‘날짜’가 아니라 건강과 관계, 추억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계기로 삼으면, 더위의 끝을 한층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습니다.

 

 

 

말복은 단순히 ‘여름의 끝’이 아니라, 한 계절의 마무리와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준비하는 시점입니다. 전통적인 보양식과 건강관리 팁, 그리고 현대적인 생활 방식이 어우러지면서, 말복의 의미는 더 풍부해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적인 기념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시간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여름의 마지막 복날인 말복을 맞아, 맛있는 음식과 여유 있는 하루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더불어 이 시기는 다가오는 환절기에 대비해 면역력을 높이고 생활 습관을 점검하기에 최적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잠시 바쁜 일상을 내려놓고 주변 사람들과 따뜻한 시간을 나눈다면, 말복은 단순한 절기가 아닌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계절의 선물로 기억될 것입니다.